[시승기] 볼보 크로스컨트리, 한국인에 가장 어울리는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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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크로스컨트리’는 XC90과 S90에 이어 볼보가 국내 시장에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90클러스터 기반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온-오프로드 어디서나 전천후 주행이 가능하고 동시에 스웨디시 럭셔리로 완성된 최상의 안락함을 제공하는 ‘올로드 스페셜리스트’가 이 차의 지향점이다.

#탄생과 포지션

크로스컨트리는 스웨덴의 척박한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강력한 주행성능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볼보의 노력에서 탄생했다. 매일 일상적으로 타는 자동차지만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척박한 자연으로 두려움 없이 떠날 수 있도록 만든 차가 바로 크로스컨트리다.

볼보 마니아들은 크로스컨트리가 탄생하기 이전까지 볼보의 대표 모델로 XC70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하지만 후속모델 격인 크로스컨트리 탄생과 동시에 XC70의 단종 소식이 들리자 지구촌 곳곳에는 아쉬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만큼 XC70에 대한 충성도 높았던 것이다. 지금도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XC70는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엔진과 파워

그렇다면 과연 크로스컨트리는 볼보의 전설로 남을 XC70의 후속 모델로서 자격을 갖췄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크로스컨트리 D5 AWD 모델을 시승했다.

크로스컨트리 D5는 볼보가 지난 2014년 출시한 새로운 엔진계통인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중량을 45kg 줄이고, 연료 효율성을 35% 개선했다. 신형 4기통 트윈터보 디젤엔진에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맞물렸다. 세계 최초 i-ART(지능형 연료분사 기술)을 적용하고 슈퍼차저 및 터보차저, 엔진 경량화 등을 통해 강력한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특히 D5 모델에 들어있는 ‘파워 펄스(Power Pulse)’ 기술은 엔진의 즉각적인 터보 반응을 이끌어내 일반적인 디젤 모델과 다르게 저속에서부터 빠른 가속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실제로 차체에 올라 시동을 걸때까지는 다른 디젤차와 차이점을 못 느끼지만, 주행모드를 ‘다이내믹’에 맞추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차체가 튀어나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공차중량 2톤(1969kg)에 달하는 거구의 SUV임을 감안할 때 칭찬해줄 만 한 가속감이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오프로드, 다이내믹 4개 중 선택할 수 있고, 엔진의 최고출력은 235마력, 최대토크는 48.9kg.m이다. 안전최고속도는 230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7.5초에 도달한다. 연비는 13.3km/ℓ.

#안락한 주행감성

크로스컨트리는 이전보다 편평비 높은 타이어(일반 235/55 R18, 프로 235/50 R19)를 사용했다. 여기에 스프링과 완충기의 탬핑 컨디션을 조정한 투어링 섀시를 적용해 오프로드에서의 승차감을 향상시켰다. 핸들링보다는 정숙성과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대신 앞뒤 윤거를 넓혀 코너링 시 좌우의 하중이동과 롤링을 최소화했다.

실제로 볼보를 운전하다보면 독일 스포츠세단들의 특징인 정교한 핸들링과 단단한 하체에서 나오는 흐트러짐 없는 스포츠 주행보다는, 안락하면서도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감성을 추구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볼보가 국내에서 패밀리카로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주행성능과 코너링

크로스컨트리는 일반도로나 험로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주행능력을 갖췄다. 이번 시승에서 아쉽게도 오프로드를 달려볼 기회는 없었지만, 볼보의 상시사륜구동(AWD) 시스템은 전 세계 험로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았다.

이 차는 오프로드와 언덕길 주행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경사로감속주행장치(HDC)를 적용했다. 1단 또는 후진 기어 상태에서 가속과 브레이킹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시스템으로 최고속도를 전진 10km/h, 후진 7km/h로 유지한다. 이는 거칠고 미끄러운 내리막길의 사고와 눈길, 주차장 경사로 등에서 차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차체는 전장 4940mm, 전폭 1880mm, 전고 1545mm, 휠베이스 2941mm로 국산 SUV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 싼타페(4700, 1880, 1690, 2700mm)와 비교할 때 확연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싼타페와 전폭은 같지만 전장은 24cm, 휠베이스는 24.1cm 길고, 전고는 14.5cm 가량 낮다. 이런 길고 낮은 차체는 SUV의 최대 단점인 높은 무게중심에서 오는 롤링과 뒤뚱거림을 막아준다. 실제로 크로스컨트리를 주행할 때 어지간한 커브에서는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밖으로 밀리지 않고 세단 수준의 안정적인 거동실력을 보여줬다.

#편리한 자율주행

크로스컨트리의 특징 중 하나는 반 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2를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했다는 점이다. 운전자가 조향장치의 도움을 받아 차선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로, 완전 자율주행의 중간단계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이번 시승에서 자동차전용도로 60km를 반 자율주행으로 달렸는데 차가 스스로 가속과 제동을 조절하며 앞 차와의 간격, 속도, 차선을 유지했다.

특히 기존 차선유지기능(LKA)은 스티어링 휠에 가하던 힘이 충분하지 못해 곡선도로에서 조향이 원활하지 못했으나, 파일럿 어시스트2는 더욱 강한 힘을 가해 차선이탈을 방지했다.

다만 급한 곡선도로를 고속으로 달릴 때는 차체가 바깥쪽으로 조금씩 밀려나가며 순간순간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있었다. 고속에서 크고 무거운 차체를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장거리 주행에서 이 기능은 운전자의 피로감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안전장치

크로스컨트리의 수많은 안전사양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도로이탈보호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차가 도로를 이탈하는 사고를 당할 경우 탑승자의 흉추와 요추 부상을 막아준다. 차량이 급제동이나 긴급 회피행동과 같은 긴박한 상황에 직면하면 X-Y-Z축 방향의 가속신호가 이를 감지해 시스템이 작동을 시작한다. 안전벨트에 빠른 압력을 가해 탑승자의 상체를 충돌이 일어나는 반대 방향으로 고정해주는 동시에 좌석에 장착된 에너지 흡수장치가 도로 이탈로 인한 차량 추돌 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해 승객을 보호한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티 세이프티 기술도 업그레이드됐다. 기존 앞차와 보행자, 자전거에 이어 ‘큰 동물 감지기술’과 ‘교차로 추돌방지시스템’이 추가됐다.

#편의장치

크로스컨트리에 적용된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기능은 평행주차는 물론 직각주차까지 가능하다. 화면을 통해 평행 및 직각 주차 가능여부를 알려주고,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주차한다. 후방 줌인 기능을 갖춘 360도 카메라도 주차를 돕는다.

운전자를 즐겁게 해주는 대표적인 사양은 오디오다. 그동안 볼보 운전자들은 볼보의 가장 큰 매력으로 시트와 오디오를 꼽는데 주저함도 없었다. 특히 이전 볼보에 쓰였던 다인오디오는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카오디오에 만족하기 힘들 정도로 수준 높은 소리를 들려줬다.

그러나 볼보는 크로스컨트리에 다인오디오가 아닌 또 다른 명품 오디오를 장착했다. 바로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인 바워스&윌킨스(B&W)다. 고음 재생용 트위터와 방탄조끼에 사용하는 케블라 소재의 19개의 스피커와 1개의 에어 서브우퍼, D앰프는 차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음향을 들려준다.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의 3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SUV는 적재공간도 중요하다. 트렁크 용량은 560리터이고, 2열 시트를 모두 접을 경우 최대 1536리터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재미있는 것은 2열 시트를 접으면 198cm의 성인이 편하게 누울 정도로 길고 넓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야영 시 텐트를 준비하지 않아도 2명 정도는 차에서 편하게 하룻밤 묵을 수 있을 정도다.

가격은 기본 트림 6990만원, 프로 트림 7690만원이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