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멋짐, 핸들링, 연비’ 최고의 삼박자 르노 클리오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8-05-18 18: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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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1400만대 이상 팔리고 ‘유럽 올해의 차’를 두 번이나 차지한 르노 클리오가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시승을 위해 르노 클리오를 처음 만난 자동차 기자들의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엇갈렸다.

“클리오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무너진 소형차 시장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vs “상품성은 인정하지만 소형차 시장을 다시 살리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

유럽 동급 판매 1위의 화려한 명성을 한국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르노의 ‘로장주(Losange)’ 엠블럼을 달고 수입된 첫차 클리오를 타고 강릉 일대 160km를 달렸다.

로장주 엠블럼은 르노삼성차의 미래를 고민하게 한다. 업계에서는 르노와 삼성의 결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시기의 문제라는 것이다. 클리오를 시작으로 르노 차량들이 잇달아 국내에 들어와 성공을 거두면 결국에는 삼성과 함께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중에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르노삼성 차량들도 르노의 로장주를 달고 내수와 수출길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납작 엎드린 암팡진 개구리 같은 외관
클리오는 ‘심플, 센슈얼 그리고 웜(Simple, Sensual and Warm)’이라는 르노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담아낸 첫 번째 모델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전고를 45mm 낮추고, 전폭을 36mm 넓혔다. 덕분에 와이드하면서 안정적인 외관을 갖게 됐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부분에는 볼륨을 넣고 전체적으로 공기역학적인 둥근 면 처리로 친근하게 꾸몄다. 서있을 때면 언뜻 납작하게 엎드린 암팡진 개구리를 떠오르게 한다. 톡톡 튀는 원색의 외장은 스스로 생기를 발산한다.

전면부는 로장주 엠블럼을 중심으로 양옆 그릴을 얇게 구성했다. LED 퓨어 헤드램프를 감싸는 ‘C’자형 주간주행등은 르노의 디자인 정체성을 표현했다.





 

측면은 길고 꽉 찬 느낌이다. 차체는 전장 4060mm, 휠베이스 2590mm로 국내 소형차 중 긴 편에 속한다. 특히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운 17인치 알로이 휠이 탄탄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도어 아래쪽으로 산처럼 가운데가 솟은 가니시는 역동성을 부여한다.

후면부는 LED 테일램프를 최대한 차체 바깥쪽에 배치해 와이드하게 꾸몄고, 램프의 눈꼬리를 살짝 올려 날카로운 이미지를 완성했다. 테일게이트 아래쪽을 둥글게 말아 올리고 끝부분을 크롬으로 마감해 입체감을 살렸다.
#심플하고 실용적인 실내
실내는 일반적인 프랑스산(産) 차답게 간결하고 실용적으로 꾸몄다. 화려한 것을 선호한다면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을 정도다.

가죽으로 감싼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달리기를 중시하는 차의 성격을 고스란히 말해준다. 센터패시아에는 7인치 모니터와 송풍구, 공조버튼 등을 배치했다. 그 아래로는 버튼 시동키와 USB 단자, 기어봉 등을 뒀다. 대시보드 좌우 송풍구 테두리에 원색을 넣어 개성 있게 꾸몄고, 벨벳 소재의 두툼한 버킷 시트는 이 차가 펀 드라이빙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트 포지션은 낮지만, A필러 옆에 쪽창을 두고 사이드미러를 차문에 낮게 배치해 시야에 막힘이 없다. 뒷좌석은 무릎과 머리 공간이 넓은 편이다. 평상시 적재공간은 300리터이고, 뒷좌석을 6대4로 접으면 4배가량 확장된다.
#좁은 유럽 골목에서 단련된 핸들링
클리오가 오랫동안 유럽 소형차의 왕좌를 지켜온 것은 ‘디자인, 실용성, 핸들링’이라는 3가지 장점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좁고 굽이진 유럽의 도로에서 수 십 년간 다듬어진 날렵한 움직임은 이 차의 가장 큰 미덕이다. 핸들을 꺾자마자 반응하는 민첩함은 운전이 즐거울 정도로 움직임이 경쾌하다. 시승 내내 핸들을 살짝만 돌리면 어느새 커브길을 빠져나가고 있는 클리오를 발견할 수 있다. 마치 작은 카트를 운전하는 것처럼 재미있다.
#저속부터 치고 올라가는 토크
클리오는 유럽에서는 ‘캡처’로 불리는 QM3와 동일한 1.5리터 dCi 디젤 엔진에 독일 게트락사(社)의 6단 듀얼 클러치변속기(DCT)를 쓴다. 이 엔진은 이미 성능과 품질을 인정받아 벤츠와 닛산의 소형차에도 들어간다. 게트락사 6단 DCT는 경쟁사의 동급 변속기와 비교해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이 높은 것을 정평이 나있다.

제원표상 성능은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공차중량 1235kg으로 차체가 가볍고 저속부터 치고 올라가도록 세팅된 토크와 꾸준한 가속 덕분에 주행능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고속주행에서도 소형차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안정감을 준다.

전체적인 주행 느낌은 QM3보다 민첩하고 안정적이다. 핸들링은 조금 더 타이트하면서 쫀득쫀득하고, 소음과 진동도 비교적 잘 억제됐다.
#막 타도 연비는 17km/ℓ이상
클리오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7.7km/ℓ이다. 이날 시승에서의 실연비는 국도와 고속도로를 평상시처럼 80km 가량 주행한 뒤 19.3km/ℓ를 기록했고, 같은 구간에서 급한 가감속과 거친 시승에서는 16.7km/ℓ를 보였다.

궁금했던 승차감과 고속도로 주행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어지간한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만나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타고 넘었다. 오르막길에서의 가속력이나, 고속도로에서의 가속감, 정숙성, 직진성, 안정감도 높은 수준이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토션빔을 쓴다. 타이어는 넥센의 엔페라 AU5 205/45ZR 17인치다.



주요 편의사양은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스마트 커넥트 기능이다. 이외에 풀 미러링과 어라운드 뷰 시스템 등이 있다.

가격은 젠 1990만원, 인텐스 2320만원으로 유럽과 비교해 최고 1000만원가량 저렴하게 책정됐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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