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매력, 포드 뉴 쿠가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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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코리아가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중형 SUV KUGA(쿠가)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뉴 쿠가의 발표 겸 시승행사에서 나온 이야기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대형 SUV 익스플로러의 판매량을 돌아보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니다.

포드코리아는 2016년 대형 SUV 익스플로러를 4739대나 팔았다. 2.3리터 가솔린 엔진이 4223대, 3.5리터 가솔린 엔진이 516대다. 동급의 국산차 기아자동차 모하비가 연간 1만5059대를 판매하는 동안 이뤄낸 실적이다. 수입차와 국산차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어림잡아 2016년 대형 SUV 4대 가운데 1대가 포드라는 사실은 매우 인상적이다.

포드코리아는 이제 익스플로러의 열풍이 중형 SUV 쿠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뉴 쿠가를 내놓고 시승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8년 1세대를 시작으로 2013년 2세대 그리고 2017년 부분 변경한 뉴 쿠가까지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한 차인데 이번에는 조금 다를까? 기대를 갖고 시승을 시작했다.

포드코리아는 뉴 쿠가를 유럽에서 기획하고 유럽에서 개발했으며 뉘르부르크링에서 담금질을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 유럽차가 잘 팔린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강조하는 분위기다. 하기야 유럽에서는 포드가 유럽 브랜드인줄 아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포드의 유럽 진출은 일단 성공적이다. 사실 포드는 독일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지 90년이 넘었으니 우리가 아는 포드와 유럽인들이 알고 있는 포드에 대한 느낌은 다를 듯. 이정도 되며 유럽을 강조하는 것이 단순히 감성만이 아닌 기술과 전통과 역사까지 유럽 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포드의 뉴 쿠가는 기존과 거의 동일한 디자인에 파워트레인도 동일하다. 연비는 국내 측정 기준이 바뀌면서 소폭 변화를 가졌다. 복합기준 12.4km/l다. 2.0리터 듀라토크 디젤 엔진을 장착했고 180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뉴 쿠가가 차별화를 갖는 첫 지점은 바로 변속기다. 엔진 사양이야 국산차와 비슷하지만 뉴 쿠가의 습식 듀얼클러치 6단 자동변속기는 국산 SUV에 없는 사양이다. 또한 지능형 AWD 컨트롤은 실시간으로 토크를 앞뒤좌우에 배분하며 최적의 주행 여건을 만든다.

실제 주행에서도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AWD로 이어지는 파워트레인은 말끔하고 부드럽고 세련됐다. 엔진 소리는 부드럽고 힘은 초기부터 뿜어 나왔다. 낮은 RPM에서 나오는 토크 덕택에 가속 페달은 여유가 있다. 시각적인 효과 때문인지 몰라도 AWD의 역할이 좀 더 느껴지는 듯하다. 급가속을 하면 네 바퀴에 동력이 전달되고 부드럽게 달리면 앞바퀴만 굴린다. 여기에 유럽 사정에 맞춘 서스펜션은 오히려 쫀득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고속 주행 성능은 대단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고급 세단의 방음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덜덜거리는 옛날의 디젤 SUV는 아니다. 국산 SUV와 비슷하지만 엔진소리가 더 부드럽기 때문에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있다. 조금은 통통 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하체는 오프로드, 요철 등 좋지 않은 주행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한다.

실내로 들어오면 독특한 구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송풍구는 커다란 다이얼로 열고 닫으며 중앙에 자리 잡은 내비게이션은 손가락 터치 방식으로 조작한다. 포드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싱크(SYNC)는 이제 3.0 버전으로 개선됐다. ‘앱’을 다운받아 작동할 수 있다지만 짧은 시승에서 시연을 하지는 못했다. 국내에 들여와서 장착한 국산 내비게이션은 길 찾기에 문제가 없었지만 손가락으로 좌측 하단의 시작점을 클릭하는 데는 살짝 신경을 써야한다. 소니의 오디오가 함께 들어있다.

포드는 뉴 쿠가에 은근히 첨단 기능을 많이 넣었다. 시승차에는 없었지만 고급 옵션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들어갔으며 보닛 앞 그릴은 마치 카메라의 셔터처럼 열리고 닫히며 공기흐름을 조절해 연료 효율을 개선했다. 최근 SUV에 빠르게 확산하는 핸즈프리 테일 게이트 역시 적용했고 정차시 엔진을 끄는 오토 스타트 스톱 기능도 사용했다.

아쉬운 것은 가격이다.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하는 뉴 쿠가 2017 디젤은 3990만원 부터다. 국내의 비슷한 크기 SUV인 스포티지와 투싼의 1.5배가 넘는 가격이다. 이보다 더 큰 현대 싼타페나 기아자동차의 쏘렌토, 르노삼성자동차의 QM6 보다 비싸다. 모든 장점을 고려하더라도 선뜻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가격이다.

[더 드라이브 이다일 기자, dail.LEE@thedri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