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물에 매달린 1,886개 스피커가 자아내는 ‘장작불 소리’

정승찬 기자 / 기사작성 : 2021-10-19 14: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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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한원석 作 Daybreak 설치적 회화 선봬
결핍이 결핍된 과잉과 과속의 시대에 현대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이색전시 공간, 서울 금호알베르서 이달 9일부터 2달간 복합예술의 향연

 

설치미술가 한원석 작가가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 시대에 답답하고 피폐한 삶속에서 결핍에 대해서 작가가 느낀 점을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하고자 한다.

 

어둠속 소리가 유영하는 설치적 회화를 통하여 작가는 우리들에게 결핍이 결핍된 현대사회의 모순을 직시하게 한다. 

 

현자는 모든 것에 경탄하는 사람이다. 우리에게 한원석 작가는 버려진 것들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더 큰 물음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작가가 한 시대의 시대정신뿐만 아니라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의 본질적인 문제까지 생각하게 하는 힘이 놀랍다.

 

문화예술 전문기획사 ACC(공동대표 전동수, 윤보용)은 서울 금호동에 위치한 금호알베르에서 한원석 설치미술가의 새로운 작품 ‘The first note’ 전시회를 9일 오후 5시에 개막한다고 밝혔다. 전시기간은 11월말까지 두 달간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폐스피커 1,886개를 활용하여 만든 “설치적 회화” 형태로 폐건축물처럼 보이는 이색전시 공간인 금호알베르 전시장 지하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수직으로 연결된 여백 공간에 7미터 길이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입체적 신비감에 더해 수많은 개별 스피커로 실감나게 울려퍼지는 ‘어둠 속 장작타는 소리’를 통해서 작품명인 “Daybreak”의 창작모티브를 종합적으로 느낄 수 있어, 결핍이 결핍된 모순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만 궁극적으로는 상대의 결핍을 채워주듯이, 작가는 결핍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통해 잔잔한 행복을 나눠주고자 했다.

 

김성호 미술평론가는 “건물 안에 들어서서 어둠에 순응해 가는 과정에서 ‘점차 가시권에 들어오는 어둠’은 ‘장작불 소리’를 통해서 우리를 ‘짙은 어둠의 공포와 당혹감’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며 “이 소리는 바닥의 중앙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내 지하로부터 2층까지 엘리베이터 통로처럼 연결한 비움의 공간 속에 매달아 놓은 높이 7미터에 육박하는 크기의 ‘설치적 회화’ 로부터 발원하는데, 특히 3인치 풀레인지 스피커(full-range speaker)를 1,886개 수량으로 무수하게 격자형으로 집적해서 만든 이 거대한 사운드 장치는 위치가 다른 개별 스피커들이 온오프를 거듭하면서 마치 거대한 실제 장작이 타는 듯한 소리를 실감 나게 들려준다” 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육중한 스피커 장치를 통해서 어둠 속 전시장에 스며드는 ‘장작불 소리’는 마치 각성된 중추 신경성을 억제하는 ‘심상 유도 음악’처럼 일정한 진폭과 잔잔한 속도로 관객들에게 다가선다. 희뿌연 어둠 속에서 고즈넉이 홀로 앉아 있거나, 혹은 얼굴을 어둠 속에 묻은 친밀한 상 대와 마주 앉아서 함께 듣는 장작불이 타들어 가는 소리는 현실의 긴장된 삶에 지친 관객들의 몸과 마음을 풀어헤치기에 족하다” 고 말했다.

 

또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고, 누군가에게는 떠나간 그리운 사람을 아련하게 떠올리게 만든다. 이러한 이처럼 희미한 어둠과 친밀한 장작불 소리로 품어 안는 어둠의 용서는 따스하기조차 하다. 특히 이 작품은 관객이 많아질 경우, 점점 증폭되는 장작불 소리를 통해 나와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성찰하도록 하는 장치를 고려함으로써 예술 언어의 잔잔한 변주를 도모한다” 고 평가했다.

 

작가 한원석은 이번 전시회에서, ‘어둠 속을 유영하는 사운드 아트’를 통해서 결핍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한다. 그 또한 결핍의 경험을 몸서리치게 겪었고,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스스로 헤쳐 나갔으니, 많은 이에게 그가 경험한 용서와 화해를 통한 잔잔한 행복을 나누어 주길 원하기 때문이다.

 

전시회를 찾는 관객을 위해 구성한 1층 로비의 ‘따스한 공간’ 뿐 아니라 3층 공간에 크고 작은 사운드 스컵쳐를 설치하고 각각의 연주곡이 만나 하모니를 이룰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힘든 수많은 관객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설치 미술가 한원석 작가는 2006년 1,374개의 버려진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모아 창조한 첨성대 작품 ‘환생’, 2008년 3천88개의 스피커를 모아 선덕대왕신종을 재현한 ‘형연’ 등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상징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대형 스피커 설치미술 작품을 서울 전시장으로 이동중 작가는 다리골절 부상을 입는 어려움을 딛고 우뚝 서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라서 감동이 더하기도 하다.


더드라이브 / 정승찬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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