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잘 팔리는데 프리우스만 반 토막…미국서 무슨 일이?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6-10-05 16: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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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하이브리드의 상징과도 같은 토요타 프리우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토요타 북미법인에 따르면 올해 9월 미국에서 판매된 전동화 차량은 11만7,215대로 전년 동월보다 37.8% 증가했다. 토요타 브랜드만 놓고 보면 전체 판매의 61%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이었다.

 

하지만 프리우스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판매량은 1만6,731대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9월 판매도 1,897대에 그쳤다. 같은 달 캠리 하이브리드는 2만5,000대 이상, RAV4 하이브리드는 2만8,000대 이상 팔렸다. 순수 전기차 bZ 판매량도 일반 프리우스를 넘어섰다.

 

 

현지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토요타 내부의 ‘하이브리드 자기잠식’을 꼽는다. 과거 연비 좋은 토요타를 찾는 소비자에게 프리우스는 사실상 가장 확실한 선택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캠리가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바뀌었고, RAV4와 코롤라, 코롤라 크로스 등 주요 차종 대부분에서 하이브리드를 고를 수 있다. 캠리와 RAV4는 가격대까지 프리우스와 일부 겹친다.

 

SUV 선호 역시 프리우스에는 불리하다. 연비가 중요하더라도 소비자는 더 높은 시야와 넓은 적재공간을 갖춘 RAV4 하이브리드나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수 있다. 프리우스가 독점했던 ‘고효율차’의 영역이 토요타 라인업 전체로 퍼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경쟁이 토요타 내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다는 올해 3분기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10만6,000대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3분기 최고치를 세웠다. 특히 CR-V는 3분기 11만730대가 팔렸고,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5만9,668대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9월만 해도 CR-V 하이브리드는 1만8,521대가 판매됐다. 시빅 판매의 35%, 어코드의 44% 역시 하이브리드가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하이브리드 SUV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는 미국에서 233마력과 최대 42mpg(약 17.9km/L)의 연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 역시 스포티지와 쏘렌토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SUV 선호가 강한 미국에서는 이런 모델들이 프리우스가 노리던 연비 중시 소비자를 직접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프리우스는 과거와 전혀 다른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예전에는 ‘하이브리드냐 아니냐’가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이제 소비자는 세단과 SUV, 크로스오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

 

아이러니하게도 현행 5세대 프리우스의 상품성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낮고 날렵한 차체와 최고 196마력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추며 디자인과 성능 모두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프리우스가 좋아진 만큼 경쟁자들도 더 빠르게 진화했다. 하이브리드를 대중화한 프리우스가 이제는 토요타 내부 경쟁은 물론 혼다와 현대차·기아까지 가세한 거대한 하이브리드 시장 속에서 존재감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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