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몰랐다?”…‘가득 주유’ 뒤 정액·정량, 안 눌러도 됐는데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6-10-08 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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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주유소에서 ‘가득 주유’를 선택한 뒤 주유기가 자동으로 멈추면 화면에 나타나는 ‘정액’과 ‘정량’ 버튼. 많은 운전자들이 둘 중 하나를 눌러야 주유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 버튼도 누르지 않고 주유건을 거치대에 걸어도 그대로 결제를 마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은 셀프주유소의 이 같은 주유 방식과 관련해 소비자가 알지 못한 채 추가 주유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액·정량 선택지가 사실상 추가 주유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가득 주유’를 선택하면 연료가 주유건 끝부분의 센서에 닿는 순간 이른바 ‘딸깍’ 소리와 함께 주유가 자동으로 멈춘다. 이후 일부 주유기에는 ‘정액’ 또는 ‘정량’을 선택하라는 화면이 나타난다.

 

정액은 금액을 1000원 등 일정 단위에 맞추기 위해 추가로 기름을 넣는 기능이고, 정량은 주유량을 1리터 등 일정 단위에 맞추는 방식이다. 어느 쪽이든 자동 정지 이후 일정량의 연료가 더 들어간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반드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액·정량 버튼을 누르지 않고 주유건을 제자리에 걸면 그 시점의 금액으로 거래가 종료된다. 문제는 이 같은 ‘즉시 종료’ 방법이 화면에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도를 접한 운전자들은 “금액이나 리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주유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주유소에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라고 반응했다.

 

추가 주유 과정에서 기름이 흘러넘친 경험을 했다는 운전자도 등장했다. 이미 주유건이 자동으로 멈췄는데 끝자리를 맞추기 위해 다시 기름을 넣다가 연료가 주입구 밖으로 넘쳤다는 것이다.

 

금액도 적지 않다. KBS는 보도에서 국내 4대 정유사 직영 셀프주유소에서 올해 2분기 정액·정량 방식으로 발생한 추가 매출은 약 10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43억원이다. 전국 6311개 셀프주유소로 확대해 추산할 경우 연간 추가 매출은 약 963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논란의 핵심은 정액·정량 기능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추가 주유 없이 끝낼 수 있다’는 선택지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SK에너지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는 앞으로 주유기 화면에 ‘즉시 종료’ 또는 현재 금액에서 주유를 끝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온라인에서 반응은 뜨겁다. 관련 소식이 올라오자 커뮤니티에서는 “나는 항상 20리터나 30리터씩 끊어서 넣어 몰랐다”, “정액·정량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줄 알았다”, “리터당 할인 때문에 정량으로 맞추는 기능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정액 버튼을 눌러도 누른 만큼 기름이 더 들어가는 것이니 돈만 내고 기름을 못 받는 것은 아니다”, “정액·정량 기능 자체는 필요한 사람도 있다”며, 보도를 과장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이용자는 “가득 넣은 뒤 정액으로 맞추다 실제로 기름이 넘친 적이 있다”라고 경험을 공유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국산차는 괜찮았는데 특정 차량에서는 바로 넘쳤다”면서, 차량마다 차이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유건 센서가 있는데 굳이 넘칠 때까지 추가 주유하게 만드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선택지를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금액으로 종료’ 버튼을 같이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이번 논란의 핵심은 기름을 더 넣었느냐보다 소비자가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로 모아진다.

 

셀프주유소에서 가득 주유한 뒤 주유기가 자동으로 멈췄다면 추가 주유를 원하지 않을 경우 정액·정량 버튼을 누르지 않고 주유건을 거치대에 돌려놓으면 된다. 다만 주유기 기종과 시스템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다를 수 있어 화면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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