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럼만 바꿔 달면 끝?…르노 CEO, 형제차 닛산·미쓰비시에 경고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6-10-16 21:41:16
  • -
  • +
  • 인쇄

 

르노가 플랫폼을 공유하는 닛산과 미쓰비시 등 파트너 브랜드에 디자인 차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개발비를 줄이기 위해 차체와 부품을 공유하는 것은 좋지만, 브랜드만 다를 뿐 외관과 실내까지 비슷한 이른바 '쌍둥이 자동차'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 프랑수아 프로보는 최근 파리모터쇼에서 앞으로 공동 개발하는 차량에는 브랜드별 디자인 정체성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르노 5와 닛산 마이크라가 발단…실내까지 닮았다

 

논란의 중심에는 닛산의 소형 전기차 마이크라 EV가 있다. 르노 5 E-테크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이 차는 앞뒤 디자인과 외장 패널을 상당 부분 새롭게 설계했지만, 차체 비율과 지붕 구조, 실내 구성에서는 유사성이 뚜렷하다.

 

이에 르노 내부에서는 두 차량의 디자인이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불만이 나왔고, 프로보 역시 과거 협업 과정에서 충분한 차별화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는 것이다.

 

미쓰비시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는 콜트와 ASX, 그란디스는 각각 르노 클리오와 캡처, 심비오즈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일부 모델은 전면 디자인과 브랜드 엠블럼 정도만 달라 사실상 배지 엔지니어링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르노 트윙고와 신형 다치아 스프링은 같은 소형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하면서도 서로 다른 디자인을 구현한 긍정적인 사례로 꼽혔다.

 

# 포드도 동참…같은 플랫폼이어도 포드답게

 

르노의 새로운 원칙은 향후 포드와의 협업에도 적용된다.

 

포드는 르노의 소형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해 유럽 시장용 신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디자인만큼은 기존 르노 모델과 확실히 구별한다는 방침이다.

 

프로보는 포드 CEO 짐 팔리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포드 브랜드로 출시할 자동차는 반드시 포드다운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일회성 협업보다 장기적인 전략적 협력에 집중하되, 브랜드별 차별화를 전제조건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비용이다. 플랫폼뿐 아니라 차체 패널과 실내 부품까지 공유하면 개발·생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대로 브랜드별로 외관을 새롭게 설계하면 금형과 생산 공정에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친 부품 공유는 브랜드의 개성을 약화시키고, 소비자에게 같은 차를 다른 가격에 판매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르노의 이번 결정은 완성차 업계가 비용 절감을 위해 확대해 온 플랫폼 공유 전략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기술은 함께 개발하더라도 소비자가 보는 자동차의 모습과 브랜드 경험만큼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