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보이즈(Kia Boys)’로 불린 차량 절도 사태의 여파로, 미국 내 현대차·기아 소유주들이 마침내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됐다. 여러 주(州)에 걸친 집단소송 합의에 따라, 피해 사례당 최대 4,500달러(약 650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이번 합의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았던 일부 현대차·기아 차량의 구조적 취약점에서 비롯된 대규모 차량 절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결과다. 특히 도난 방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에도 발생한 절도 또는 차량 손상 사례가 보상 대상에 포함된 점이 주목된다.
문제는 출고 당시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빠져 있었던 일부 차종에서 시작됐다. 절도범들은 이 취약점을 빠르게 파악했고, 관련 절도 수법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그 결과 2022년을 전후해 미국 전역에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노린 절도 사건이 급증했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현대차와 기아 차종은 미국 내 차량 절도 상위 10위 모델 가운데 거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아반떼는 최다 절도 차량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단순한 범죄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이슈로 번진 이유다.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회사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이후 점화 장치를 물리적으로 강화한 하드웨어 개선책을 도입했다. 2025년 말까지 미국 내 약 700만 대의 현대차·기아 차량이 도난 방지 업그레이드를 받았지만, 상당수 차주는 이미 피해를 입은 뒤였다.
이번 ‘집단 합의’에 따라 조성된 보상 기금은 총 9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다. 차량이 도난으로 전손 처리된 경우 최대 4,500달러, 부분 손해는 최대 2,250달러(약 325만 원), 절도 미수 피해 역시 인정돼 관련 비용에 대해 최대 375달러(약 54만 원)가 지급된다.

보상 요건은 비교적 명확하다. 사건 발생 시점은 2025년 4월 29일 이후여야 하며, 무상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받기 전이거나 2027년 3월 31일 이전이어야 한다. 또한 절도 또는 미수 당시 차량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이미 설치돼 있었거나, 최소한 설치 예약이 잡혀 있어야 한다. 보상금은 선착순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신청 시점이 늦을 경우 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고 수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 아메리카는 2025년 한 해 동안 85만 2,155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연간 실적을 달성했고, 현대차 역시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현대차와 기아의 품질을 인정하고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잇따른 논란 속에서도 두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한 배경이다.
이번 합의는 2011~2022년 생산됐으며, 출고 당시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적용되지 않았던 차종에 적용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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