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구매할 때 대부분은 출고가와 할인 폭을 먼저 본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건 구매 이후 10년 동안 조용히 쌓이는 유지비다.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 CR)의 최신 발표에 따르면 자동차 브랜드에 따라 10년간 유지·보수 비용 차이가 최고 수천만 원 이상 벌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25년 연례 회원 설문을 바탕으로 28개 브랜드의 실제 소유 비용을 분석한 결과다.
공통적으로 확인된 흐름은 단순하다. 제조사 보증이 끝나는 시점 이후 비용이 급격히 갈라진다. 보증은 보통 소유 후 3~5년 사이 종료되며, 이때부터 고장 빈도와 수리비 부담이 본격적으로 늘어난다.

10년 기준 유지·보수 비용이 가장 저렴한 브랜드는 뷰익(약 5,260달러·약 776만 원)과 링컨(약 5,620달러·약 829만 원) 이었다. 뒤를 이어 토요타(약 5,950달러·약 878만 원), 현대차(약 6,110달러·약 901만 원), 테슬라(약 6,125달러·약 904만 원)가 비교적 안정적인 그룹을 형성했다. 특히 테슬라는 첫해 평균 유지비가 1,020달러(약 150만 원)로 가장 낮았다.
반면 유럽 럭셔리 브랜드들은 유지비 상위권에 몰렸다. BMW와 아우디는 10년간 약 9,500~10,000달러(약 1,400만~1,475만 원),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는 1만 달러 이상, 랜드로버는 약 19,250달러(약 2,840만 원)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격차는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라 차량 구조의 복잡성, 부품 가격, 정비 공임에서 비롯된다. 전기차는 오일 교환 등 정기 소모품이 없어 일상 유지비는 낮은 편이지만, 보증이 끝난 후 배터리 문제는 큰 변수로 남는다.

유지비는 전체 소유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신차의 연간 평균 소유 비용은 11,577달러(약 1,710만 원)이며, 이 중 감가상각과 보험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험료 역시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번 CR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동차 구매에서 중요한 것은 출고가가 아니라, 10년간 통장에서 빠져나간 총액이다. 특히 보증 종료 후 유지비가 급증하는 브랜드의 경우, 신차 가격만 보고 판단하면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자동차는 사는 순간 끝나는 소비가 아니다. 10년 동안 얼마나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돈을 가져가는지가 진짜 실력인 것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