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은 강력한 성능이 장점이지만, 그만큼 주행거리에서는 손해를 본다. 그런데 한 차주가 휠과 타이어를 바꾸는 것만으로 전비를 약 12% 끌어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 유튜브 채널 ‘다운시프트(Downshift)’는 최근 아이오닉 5 N의 휠과 타이어를 교체한 뒤 전비 변화를 직접 측정했다.
# 아이오닉 5 N, 같은 배터리인데 69마일(약 111km) 짧아
미국형 아이오닉 5 N은 84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EPA 기준 221마일, 약 356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같은 84kWh 배터리를 사용하는 일반 아이오닉 5 듀얼모터 AWD의 EPA 주행거리 290마일과 비교하면 무려 69마일, 약 111km 짧다.
차이는 고성능 세팅에서 비롯된다. 아이오닉 5 N에는 순정 21인치 단조 휠과 폭 275mm의 고성능 피렐리 P제로 타이어가 들어간다. 접지력과 코너링 성능에는 유리하지만 구름저항과 공기저항 측면에서는 전비에 불리하다.
# 타이어부터 바꾸자 3.3→3.6마일/kWh
차주는 먼저 순정 타이어를 전기차 효율을 고려한 금호타이어 마제스티 9 EV로 교체했다. 약 30마일의 동일한 혼합 주행 코스에서 측정한 결과 기존 3.3마일/kWh였던 전비가 3.6마일/kWh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효율은 좋아졌지만, 아이오닉 5 N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이 다소 둔해졌다는 것이다. 고성능 모델을 선택한 이유까지 희생하면서 전비만 높이는 것은 만족스럽지 않았던 셈이다.
# 21인치 대신 20인치…이번엔 3.7마일/kWh
결국, 차주는 다시 번 차에 손을 댔다. 이번에는 순정 21인치 휠을 빼고 20인치 커스텀 단조 휠을 장착했다.
타이어 역시 효율만을 강조한 제품 대신 비교적 성능 지향적인 금호 엑스타 스포츠 올시즌 타이어를 선택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같은 30마일 혼합 코스에서 전비가 3.7마일/kWh까지 상승했다. 순정 상태의 3.3마일/kWh와 비교하면 약 12% 개선된 수치다.
고속도로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시속 75마일(약 121km)로 달렸을 때 순정 21인치 휠에서는 2.5마일/kWh 수준이었던 전비가 20인치 휠에서는 2.8마일/kWh로 높아졌다. 약 120마일을 달린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개선이 나타났다.
# “주행거리 100마일 늘었다?”…실제론 다르다
차주는 3.7마일/kWh라는 전비를 84kWh 배터리에 단순 적용하면 이론적으로 약 310마일, 약 499km를 달릴 수 있다고 계산했다. EPA 인증 주행거리 221마일보다 약 89마일, 143km 긴 수치다.
하지만 이는 배터리를 100%에서 거의 0%까지 실제로 달려 확인한 주행거리 기록이 아니다. 영상 제작자 역시 해당 혼합 주행 코스가 전기차 전비가 잘 나오는 조건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더 중요한 비교는 동일한 코스에서 순정 상태가 이미 3.3마일/kWh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휠과 타이어 교체로 실제 확인된 개선 폭은 약 12%의 전비 향상이라고 볼 수 있다.
# 테슬라도 휠 줄이니 최대 23% 개선
작은 휠이 전기차 효율에 유리하다는 결과는 아이오닉 5 N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과거 2020년형 테슬라 모델 3 퍼포먼스의 순정 20인치 휠을 18인치로 교체한 테스트에서는 에너지 소비량이 약 16~23% 감소했다.
또 동일 사양의 테슬라 모델 Y 두 대를 비교한 실험에서는 19인치 휠을 장착한 차량이 20인치 모델보다 약 7%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 전기차에서 ‘큰 휠=무조건 좋은 옵션’ 아니다
최근 전기차는 상위 트림으로 올라갈수록 20~21인치 대형 휠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디자인과 코너링 성능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주행거리와 승차감, 타이어 교체 비용 측면에서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는 전기차를 살 때 배터리 용량과 인증 주행거리만 보는 경우가 많지만, 같은 차량이라도 선택한 휠 크기에 따라 실제 효율이 적지 않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아이오닉 5 N 사례도 이를 정확히 보여준다. 휠을 단 1인치 줄이고 타이어 조합을 바꿨을 뿐인데 동일한 주행 환경에서 전비가 약 12% 향상된 것이다.
전기차에서 대형 휠은 단순한 디자인 옵션이 아니다. 더 멋진 외관과 높은 접지력을 얻는 대신 주행거리 일부를 지불하는 선택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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