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3열 SUV 텔루라이드가 전면 유리 균열 문제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기아는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 연방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번 소송은 오히려 본격적인 법적 공방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1세대 텔루라이드 전면 유리가 도로 위 돌이나 외부 충격 때문이 아니라 제조상 결함으로 쉽게 깨지거나 균열이 발생했는지다. 일부 보증 관련 청구는 기각됐지만, 전면 유리에 결함이 있었다는 원고 측 주장은 계속 심리 대상에 남았다.
소송은 2020년 처음 제기됐다. 원고 측은 별다른 충격이 없었는데도 전면 유리에 작은 균열이 생긴 뒤 짧은 시간 안에 유리 전체로 퍼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고 측은 기아가 이미 2019년 11월 일부 2020년형 텔루라이드 고객에게 전면 유리 무상 교체 안내문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기아는 일부 고객이 전면 유리에 작은 칩이 생긴 뒤 균열이 빠르게 확산돼 수리가 불가능한 사례를 신고했다고 안내했다. 이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전면 유리를 무상 교체하겠다고 알렸다. 원고 측은 이 점을 근거로 기아가 문제를 인지하고도 공식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소송 범위도 확대됐다. 2026년 들어 ‘마거릿 리츨러 대 기아(Margaret Ritzler v. Kia)’와 ‘얀데리 산체스 대 기아(Yandery Sanchez v. Kia)’ 두 건의 집단소송이 하나로 통합됐다. 현재 대상 차량은 미국 10개 주에서 판매된 2020~2023년형 텔루라이드 일부 모델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민원 데이터베이스에도 비슷한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비자는 1년 동안 전면 유리를 세 차례 교체했다고 신고했고, 또 다른 소비자는 출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면 유리에 균열이 발생했으며, 교체한 유리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조세핀 스테이턴(Josephine Staton) 美 연방 판사는 현재 단계에서는 원고 측 주장과 증거를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소송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특히 전면 유리 균열이 크게 퍼져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는 주장도 언급했다.
기아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기아는 원고들이 모든 텔루라이드 전면 유리에 공통적인 결함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사 전문가가 전면 유리를 시험한 결과 인장 응력은 정상 범위였고, 유리의 장착 각도와 두께, 곡률도 동급 차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전면 유리 균열로 실제 사고나 부상이 발생했다는 점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면 유리는 단순히 바람을 막는 부품이 아니다. 사고 발생 시 에어백 전개를 지지하고, 탑승자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는 것을 막으며, 외부 물체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 부품이다. 균열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정도로 확산된다면 그 자체로도 안전 문제가 될 수 있다.
보증 문제도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있다. 기아는 긴 보증 기간을 강조해 왔지만, 보증 조건에는 깨지거나 금이 간 전면 유리는 제외된다고 명시돼 있다. 2019년 무상 교체 안내 역시 2020년형 텔루라이드 일부 차량에만 적용됐다. 이후 연식 차량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자비로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소송의 관건은 원고 측이 텔루라이드 전면 유리에 공통적인 결함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느냐다. 법원이 기아의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적어도 이 쟁점은 계속 다뤄지게 됐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의 미국 시장 핵심 SUV인 만큼, 소송이 장기화될수록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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