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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오카야마시> |
일본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와 구라시키시 일대에는 울타리나 덮개조차 없는 거대한 용수로가 도심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용수로로 인한 추락 사고가 끊이지 않고, 최근 4년간에만 108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채, 오히려 일부 주민들은 울타리 설치에 반대 여론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2020년 3월 정리한 ‘용수로 등 추락 사고 대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용수로 추락 사고로 인한 소방 출동 건수는 1,562건에 달했다. 연평균 391건, 즉 하루에 한 건 이상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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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오카야마시> |
이 가운데 사망·중증 등으로 분류되는 중상 이상 피해자는 전체의 47%인 736명이었으며, 이 중 사망자는 108명에 이른다. 피해자의 절반 이상인 54%는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사고 당시 이동 수단은 보행이 53%로 가장 많았고, 자전거가 27%로 뒤를 이었다. 차량 사고도 일어나는 등, 일상적인 이동 중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피해가 이어지면서 현지에서는 ‘살인 수로’, ‘식인 수로’라는 자조 섞인 표현까지 등장했다.
두 곳은 원래 간척지로 조성된 지역이다. 논밭을 가로지르던 농업용 용수로가 그대로 남은 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주택가와 도로 옆에 깊은 수로가 자연스럽게 공존하게 됐다. 규모 역시 방대해, 오카야마시 내 용수로는 약 4,000㎞, 구라시키시는 약 2,100㎞에 달한다. 정부가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전면적인 안전 조치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다.
지역 관계자는 “위험하다는 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라면서도, “수로가 워낙 많아 모든 곳에 울타리나 덮개를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예산 부담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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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구라시키시> |
수십 년간 사고가 이어졌음에도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문제로 떠오른 배경으로는 간척지의 택지화로 인한 인구 증가와 급격한 고령화가 꼽힌다. 과거에는 용수로에 떨어져도 스스로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고령 인구가 늘면서 추락 사고가 중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역 특유의 문화도 한몫했다. 오카야마에서는 ‘용수로에 빠졌다’는 사실 자체가 창피한 일이나 웃음거리가 되는 분위기가 강해, 경미한 부상은 사고로 신고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령자 사고가 늘면서 더 이상 개인의 실수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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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이라스토야> |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주민 반대다. 도로 폭이 좁은 지역이 많은 탓에 울타리를 설치하면 차량이나 농기계 통행이 불편해진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생활 불편을 이유로 설치를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현재로서는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울타리 설치와 함께, 전단지 배포와 안내 표지판 설치 등 주의 환기에 의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자전거 헬멧 착용이 의무화된 것도 이러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관계자는 “자전거로 추락해 머리를 다치는 사고가 많다”라며 “헬멧 착용이 생사를 가르는 경우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들어 이 문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언론 보도와 온라인을 통해 문제가 확산되자, 마을 밖 지역에서도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 역시 여론을 의식해 위험 구간에 대한 추가 점검과 대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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