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훔치려던 도둑, 시동 못 걸자 쇼핑카트처럼 끌고 도주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6-07-21 18:00:48
  • -
  • +
  • 인쇄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스할리우드에서 황당한 차량 절도 사건이 벌어졌다. 포르쉐를 훔치려던 도둑이 시동을 걸지 못하자 차량을 픽업트럭 뒤에 묶어 그대로 끌고 달아난 것이다.

 

경찰(LAPD)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오전 6시 27분께 투정가 애비뉴(Tujunga Avenue) 인근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한 남성이 포르쉐를 훔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포르쉐에는 시동이 걸려 있지 않았고 운전석에도 아무도 없었다. 배선을 연결해 강제로 시동을 건 흔적도 없었다. 대신 차량은 견인 스트랩을 이용해 픽업트럭 뒤에 묶여 있었다.

 

픽업트럭 운전자가 경찰의 정차 명령을 무시하면서 추격전이 시작됐다. 운전자 없는 회색 포르쉐는 몇 블록 동안 도로 위를 그대로 끌려갔다. 차량 앞부분은 연석과 노면을 계속 긁으며 심하게 손상됐고, 결국 견인 스트랩이 끊어지면서 세차장 앞에 미끄러져 멈춰 섰다.

 

픽업트럭은 이후에도 약 10분 동안 도주를 이어갔지만, 경찰은 셔먼 웨이와 캐널 루프 인근에서 운전자를 붙잡았다. 용의자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경찰 추격 도주 혐의로 입건됐다.

 

이번 사건이 눈길을 끈 것은 추격전보다 차량을 훔친 방식에 있다. 자동차 절도는 과거 배선을 직접 연결해 시동을 걸고 달아나는 이른바 ‘직결 시동’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암호화 칩이 적용된 이모빌라이저가 보편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포르쉐를 비롯한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모빌라이저와 순정 경보 시스템을 비교적 일찍 적극 도입했다. 등록된 키의 암호화 정보가 일치하지 않으면 배선을 연결하더라도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최신 포르쉐에는 기울기 감지 센서와 실내 움직임 감지 기능, 무단 견인을 감지하는 경보 시스템까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최근 20~30년 사이 생산된 차량에서는 영화에 등장하는 전통적인 직결 시동 방식이 사실상 통하지 않는다.

 

절도범들이 차량을 직접 운전하지 않고 통째로 견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로에서 보안 장치를 빠르게 무력화할 수 없다면 일단 차량을 다른 장소로 옮긴 뒤 전자장치를 해제하거나 부품을 분해하는 방식이 대안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복제 스마트키와 신호 중계 장비, OBD 단자용 프로그래밍 장치 등을 이용한 첨단 차량 절도가 늘고 있다. 반면 이번 사건에는 복제 장비도, 노트북도 필요하지 않았다. 견인 스트랩과 픽업트럭만 동원한 매우 원시적인 수법이었다.

 

이는 범인이 포르쉐의 보안 시스템을 정교하게 우회할 장비나 시간이 없었고, 결국 물리적인 힘으로 차량을 옮기려 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도난 차량을 되찾더라도 차량이 멀쩡한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포르쉐처럼 차체 앞부분이 노면에 끌렸다면 수리비가 차량 가치를 넘어설 수도 있다.

 

최신 포르쉐의 전면부에는 단순히 범퍼와 차체 패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용 레이더와 주차 센서, 라디에이터, 에어컨 콘덴서 등 값비싼 부품이 낮은 위치에 집중돼 있다.

 

차체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패널과 구조물도 대거 사용된다. 알루미늄은 일반 강철 패널처럼 단순히 펴고 두드리는 방식으로 복원하기 어렵다. 전용 장비와 전문 교육을 받은 기술자가 필요하며, 손상이 심하면 부품 전체를 교환해야 한다.

 

차량 앞부분이 수백 미터 이상 도로에 끌렸다면 보험사가 경제적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전손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적인 도난 방지 기술은 과거처럼 수십 초 만에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범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 일부 범죄자들은 복제 스마트키나 전자 장비, 강제 견인처럼 더 과격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