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2마력 전기 슈퍼카 BYD ‘덴자 Z’, 2.8억원에 유럽 출시…포르쉐 911과 경쟁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6-07-14 15: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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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D 덴자 Z

 

제로백 1.98초, 최고속도 350km/h, 충전 시간은 단 9분. 숫자만 보면 유럽의 유명 슈퍼카를 압도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가 공개한 고성능 전기 쿠페 ‘덴자 Z’의 영국 판매 가격이 약 19만 달러(약 2억 8000만원) 대에 책정될 전망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이제는 저렴한 소형 전기차와 크로스오버를 앞세우는 수준을 넘어, 럭셔리카와 고성능 스포츠카 시장까지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는 최근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4인승 전기 쿠페 덴자 Z를 공개했다. 영국 판매가 시작되면 기본형 쿠페 가격은 최소 19만 달러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동차 업체가 해외 판매 모델에 자국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사례는 이제 흔하다. 관세와 운송비 부담도 있지만, 중국 내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낮아진 수익성을 해외 시장에서 만회하려는 전략이 배경으로 꼽힌다.

 

▲ BYD 덴자 Z

 

덴자 Z의 중국 판매 예상 가격은 68만 위안(약 1억 5000만원) 수준이다. 영국 가격은 중국보다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비싼 셈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옵션을 추가한 포르쉐 911의 유럽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본형 쿠페 외에 스파이더 모델은 약 21만 9000달러(약 3억 2800만원)대이며, 레이싱 트림은 약 23만 달러(약 3억 4500만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다만 덴자 Z는 단순히 가격만 비싼 전기차는 아니다. BYD가 보유한 최신 전동화 기술을 대거 적용한 최신 모델이다.

 

기본형에는 앞축 모터 1개와 뒤축 모터 2개를 결합한 트라이모터 시스템이 탑재된다. 최고출력은 무려 1582마력에 달한다.

 

▲ BYD 덴자 Z

 

가장 강력한 레이싱 트림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98초 만에 가속하며, 최고속도는 350km/h에 이른다. 기본형 쿠페도 시속 100km까지 2.25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300km/h이다.

 

후륜 조향 기능과 스티어링 휠을 기계적으로 연결하지 않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 시스템도 적용됐다. 이를 통해 저속에서는 민첩성을 높이고, 고속에서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충전 성능도 눈에 띈다. 덴자 Z는 BYD의 플래시 차징 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97%까지 충전하는 데 약 9분이 걸린다. 5분만 충전해도 배터리 용량의 약 70%를 채울 수 있다.

 

▲ BYD 덴자 Z

 

배터리 용량은 76kWh이며, 영국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409km다. 긴 주행거리보다는 강력한 성능과 초고속 충전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하지만 실제 주행 평가는 숫자만큼 압도적이지 않았다. 덴자 Z를 짧게 시승한 영국 자동차 매체들은 성능 제원과 기술력에는 높은 점수를 줬지만, 주행 감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CAR’는 조작계와 전반적인 완성도는 높게 평가하면서도, 핸들링이 예상보다 부드럽고 차체가 떠다니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전기 포르쉐 911’을 목표로 하는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평가다.

 

▲ BYD 덴자 Z

 

‘Top Gear’ 역시 덴자 Z의 주행 감각이 기대보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쪽에 가깝다는 반응을 내놨다. 압도적인 가속 성능과 달리, 스포츠카 특유의 날카로운 움직임과 운전 재미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높은 해외 판매 가격을 단순히 관세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영국은 중국산 수입차에 기본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다른 주요 시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로듐 그룹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관세와 운송비를 부담하고도 해외 시장에서 중국 내수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극심한 가격 경쟁으로 판매 가격이 낮아진 반면, 경쟁이 덜한 해외에서는 더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BYD 덴자 Z

 

덴자 Z의 높은 가격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성능 수치만 놓고 보면 덴자 Z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 슈퍼카다. 그러나 덴자는 아직 유럽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아니다. 현재 유럽에서 대형 왜건과 SUV를 판매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에 비해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자 Z는 BYD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헤일로카’ 역할을 맡는다. 실제 판매량보다 브랜드를 알리고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 더 중요한 모델인 셈이다.

 

덴자 Z가 압도적인 숫자를 넘어 유럽 슈퍼카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BYD가 만든 1582마력 전기 쿠페가 포르쉐 911의 진짜 경쟁자가 될 수 있을지는 출시 이후 시장의 평가가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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