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가 제멋대로 가속하고 브레이크도 듣지 않습니다.”
영국 고속도로에서 시속 138㎞로 달리던 운전자의 다급한 신고에 경찰차 3대가 출동했다. 약 61㎞를 딸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차량은 경찰차와 31차례 충돌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차에는 아무런 결함이 없었다. 운전자가 밀린 자동차 할부금을 피하려 고장 상황을 일부러 꾸민 것이다.
영국 검찰청에 따르면 북웨일스 프레스타틴에 거주하는 네이선 오언(33)은 2024년 3월 6일 재규어 I-페이스를 운전하던 중 긴급전화 ‘999’에 신고했다. 그는 차량이 통제되지 않고 가속하고 있으며, 브레이크도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차량 속도는 시속 86마일(약 138㎞)을 넘었다.
# 경찰차와 31차례 충돌
오언은 영국 머지사이드 고속도로에서 약 35분 동안 38마일(약 61㎞)을 달렸다. 주행 중 경찰은 차량을 안전하게 세우기 위해 여러 차례 접근했지만, 오언의 I-페이스는 경찰차와 31차례 충돌했다.
그는 신호를 위반하고 주행 중 휴대전화도 사용했다. 차량은 경찰차 3대가 주변을 에워싼 뒤에야 고속도로 추월차로에서 멈췄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고속도로가 폐쇄되면서 다른 운전자와 긴급 구조기관에도 상당한 혼란과 지연이 발생했다.

# 차량은 정상…신고 당시에도 정차 상태
경찰이 차량을 조사한 결과 오언이 주장한 브레이크나 가속장치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차 블랙박스에는 그가 마지막 순간 직접 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을 세우는 모습도 담겼다.
더 결정적인 증거는 통신과 차량 데이터였다. 오언이 처음 999에 신고했을 당시 I-페이스는 움직이는 상태가 아니라 정차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 직전에는 금융회사에 추가 대출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차량 할부금을 연체하고 있었으며 남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검찰은 오언이 차량을 결함으로 처리해 남은 금융 비용을 피하려 고장 상황을 의도적으로 꾸민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사건 다음 날 언론에도 차량의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었다는 거짓 주장을 퍼뜨렸다.

# 징역 4년 3개월·운전금지 80개월
오언은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2026년 6월 리버풀 형사법원에서 위험운전과 사기 2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지난 3일 오언에게 징역 4년 3개월을 선고하고 총 80개월간 운전을 금지했다.
영국 검찰은 “오언은 당시 차량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었다”면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공공의 안전보다 우선해 다른 운전자와 경찰관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다”라고 지적했다.
더드라이브 / 조채완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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